지난여름 시작 무렵 사무실과 집에서 노트북을 2개나 구입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노트북이 결코 저렴한 제품이 아니다보니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더군요. 저는 하드웨어 전문가도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아닌 보통 아빠들의 수준이기에 솔직히 구입하면서 겪은 얻은 사소한 지식도 스스로 굉장한 것처럼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나름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산타로사 노트북인 R200 리뷰를 소개드렸고 터보 메모리의 장점도 간단하게 알려드린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의 노트북에 대한 사실적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속내를 떨어놓도록 하겠습니다.
10년 전만하더라도 컴퓨터 박사라는 호칭으로 불리던 제가 10년 만에 시장을 살펴보니 이거 거의 문외한이 되어 있더군요. 그 만큼 세월의 힘이 무섭긴 한가 봅니다. 일단, 최근에 등장하는 노트북들은 모두들 예전의 노트북에 비해 엄청난 변신에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단적인 비교로 예전에는 옵션이었던 기능이 이제는 기본이 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노트북은 환경 친화적이다!
앞으로 컴퓨터를 구입할 때 가급적 데스크톱 보다는 노트북을 고려하는 이유는 노트북이 '환경친화적'이라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그물코 출판사에서 내놓은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라는 책에 따르면 컴퓨터의 경우 가장 첫 번째 문제가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 것인데 노트북은 배터리에 전기를 축적시켜 사용하는 방식이기에 데스크톱 컴퓨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기를 덜 먹게 됩니다. 따라서 전기를 덜 소모하게 하므로 '환경친화적'이라는 결론입니다.
노트북은 완제품이다!
대부분 조립이 완료된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데스크톱은 소비자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달고 싶다거나 혹은 램을 추가로 장착하고 싶은 경우 데스크톱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노트북은 일단 공장에서 출하되는 제품 이상으로 소비자 스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기껏해야 메모리와 하드디스크 정도 교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결국 노트북은 그 자체가 완제품이므로 데스크톱보다도 제품 자체의 스펙과 소비자들의 사용기 그리고 전체적인 감성 등이 절대적인 구매의 기준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데스크톱 같이 사용하면서 중간 중간 부품을 마음대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노트북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제품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제대로 된 제품을 고려하기 쉽지가 않죠. 그래서 일단 중요한 것이 마치 암호와도 같은 스펙을 해독하는 요령입니다.
리얼 산타로사 그리고 터보 메모리
최신 노트북 스펙의 경향을 살펴보면 정확히 두 가지 용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물론 이 용어는 스펙에 등장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합니다. 바로 '산타로사와 터보 메모리'라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좀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판단할 때는 이 두 단어로 설명하는 것이 최신 노트북 트렌드를 설명하는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2006년 3월 인텔은 차세대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개발 코드명 산타로사, Santa Rosa)를 2007년 상반기에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발표는 2007년 상반기 현실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 그리고 새로운 운영체제(비스타)의 등장 등 노트북 업계에도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었기에 새로운 인텔의 기술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모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예전과는 다른 더욱 강력한 컴퓨팅 환경이 요구되었기 때문이죠.
짠이아빠의 경우 메신저가 2개를 비롯해 바이러스 체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작 프로그램들이 컴퓨터를 켜는 순간부터 같이 돌아가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인터넷과의 연동으로 프로그램들은 더욱 강력해졌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도 이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텔은 이렇게 복잡하고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용자 환경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해 새로운 모바일 기술(노트북에서 운영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의미합니다. ^^)로 산타로사를 등장시킨 것입니다.
인텔이 내놓은 터보 메모리
아마도 몇몇 제조업체들은 인텔이 CPU가 아닌 플래시메모리 시장까지 넘어오는 것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고 보는 견해들도 있더군요. 하여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텔도 은근슬쩍 그렇게 자랑하던 '터보 메모리' 기능을 옵션이라는 미묘한 포지션에 위치시켜 버린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또 한 번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산타로사 노트북 중에서도 옵션이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 이상한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불행하게도 몇몇 제조업체들의 파워게임에 희생당한 터보 메모리 기능. 과연 정말 소비자들에게는 무의미한 스펙인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물론 그 첫 번째 정보원은 인텔의 공식 사이트에 있는 터보 메모리 관련 설명이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기존에는 하드디스크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고 그것을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로 불러들여 이용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터보 메모리는 필요한 정보를 느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않고 낸드 플래시메모리(이것을 터보 메모리라고 합니다.)에 몰래 숨겨놓고 필요할 때 이용하게 되면 접근 및 실행 속도가 기존의 하드디스크를 이용할 때와 비교해 개선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며 논리더군요.
노트북 자체가 빠르다는 것은 개개인이 느낄 수 있는 체감적인 속도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절전효과입니다.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움직이기 위해 소모되는 전력 사용량이 노트북 전체 사용량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것을 터보 메모리가 일부 담당하게 되므로 배터리(전력) 소모 부분에서 일정한 효과가 기대되며 프로그램을 띄울 때와 부팅 시에도 터보 메모리가 있는 모델이 확실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물론 반론 중에는 그 차이를 사람이 느끼기에는 크지 않은 미비한 차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으나 제가 써본 경험으로는 좀 차이가 있다고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터보 메모리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수많은 산타로사 노트북 중 '터보 메모리'를 채택한 모델은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애니노트의 일부 모델과 LG전자 Xnote의 R 시리즈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주변에는 처음 이 이야기를 하면 터보 메모리 적용 모델과 아니 모델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가라고 반문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단지 터보 메모리로 인한 가격 상승분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노트북을 구성하는 다양한 상황의 차이로 인한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터보 메모리 하나 때문에 큰 차이를 보인 적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더군요.
노트북 하나 사는데 뭘 이렇게 많이 고민하나 싶으시겠지만... 예전에 비해 노트북의 수명도 길어지다 보니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정말 많아지더군요. 예전처럼 한두 해 쓰다가 바꾸면 얼마나 낭비입니까? 한번 살 때 신중하고 잘 선택해서 최소한 3년 이상은 써주는 게 지구환경과 개인의 주머니 사정에도 훨씬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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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16:48